심천 주요기업 미리보기 1편 : 가전

선강퉁 시행안이 가시화되며 심천 상장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심천시장에는 중국의 新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다수 상장되어 있어 금융/에너지 산업 비중이 높은 상해거래소와 차별화되는 시장이다(그림1). 상해거래소가 구(舊)경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밸류에이션이 할인되는 반면 심천거래소는 성장하는 기업들이 분포되어 있어 심천 시장은 상해 시장 대비 2.1배 할증되어 거래되고 있다(그림2).

심천시장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시장에 진입하는 투자자에게 부담요인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성장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는 성장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 선강퉁 정식 시행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산업별로 심천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주력 기업들을 살펴보면서 투자 기회를 찾아보기로 한다.

첫 번째로 살펴볼 산업은 가전이다. 내수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2015년 중국 가전산업은 매출은 1조4,000억 위안을 기록하며 13% 성장하였다. 중국이라는 최대 소비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한 중국 가전기업들은 이제 적극적으로 해외사업(M&A, 수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제품별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 관찰된다. 기술력과 브랜드를 갖추며 성장하고 있는 심천에 상장된 대표 기업으로 Midea그룹(000333.SZ), Gree가전(000651.SZ), 라오반가전(2508.SZ)이 있다.

 

심천상장 가전 대표 기업

1. 인수합병을 통한 제2의 성장 기대: Midea 그룹(000333.SZ)

1968년 설립된 중국 최대 가전기업으로 백색가전 및 소형가전을 생산하고 있다. 동사의 성장 비결로 적극적인 M&A 전략과 해외 진출을 꼽을 수 있다. 소천아(000418.SZ), 위령홀딩스(00382.HK), 화릉(?凌) 등 생산기업의 지분을 인수하여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였고, 1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 창출이 가능하다(그림3). 2010년 이후 해외 판로를 개척하여 해외 매출 비중이 38%에 달하기 때문에 내수 경기 둔화에도 방어력이 있다.

특히, 글로벌 4대 산업용 로봇업체 중 하나인 독일 KUKA를 인수하고 물류설비 솔루션을 도입하여 자회사 안득의 물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KUKA와의 협력으로 스마트 가구 제품을 출시하고, KUKA 상품의 중국 총판을 담당하여 로봇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수혜: Gree가전(000651.SZ)

Gree가전은 광동성을 대표하는 국유기업으로, 글로벌 최대 에어컨 전문 기업이다. 중국 내 에어컨 시장점유율 34%로, 9년 연속 중국 에어컨 생산 및 판매량 1위를 고수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그림4). 지난 2년간 중국 에어컨 시장은 재고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감산을 시행하였으나, 올해 상반기 내수 출하량 증가율이 10% 미만을 기록하며 재고가 해소되기 시작하였다. 하반기에는 재고소진이 마무리되면서 출하량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위안화 평가절하로 수출 수익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물량이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내수부진을 상쇄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동사는 달러와 엔화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3. 소비성향 증진과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라오반가전(002508.SZ)

앞서 소개한 두 기업과 달리 라오반가전은 주방가전에 특화된 강소기업이다. 주방후드, 가스렌지, 오븐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중국 내 프리미엄 주방가전 위치를 돈독히 하고 있다. 중국의 가전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성장하였다면, 동사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하였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요리에 특화된 후드 설계를 가지고 있어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백색가전과 비교하였을 때, 주방가전은 소득에 따른 보유격차가 크다. 백색가전으로 대표되는 냉장고와 세탁기의 경우 중국 내 보급률이 70%를 상회하지만, 주방후드 보급률은 10%대에 불과하다(그림5). 따라서 도시화 및 소득수준 향상으로 3선도시 이하 지역의 보급률확대에 따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최근 식기세척기와 정수기를 출시하여 소비 고도화에 따른 추가 성장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별기고: Market Leader에게 듣는다

비관(박스피)에서 벗어나서 주식을 긍정적으로 바라봅시다

지난 5년간 우리는 'KOSPI 는 항상 박스권에서 움직인다는 점을 확고하게 학습 해 왔습니다. 그배경에는 글로벌 경제가 장기적으로 침체 국면에 있고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저성장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중앙 은행의 통화정책만으로는 침체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장기 침체 국면에서 주식의 매력은 매우 낮게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더해서 주가가 형성되는 것인데 미래에 역성장 할 수도 있다면 현재의 가치에 대한 신뢰조차 깨지게 되는것이지요. 그 결과가 저 PBR 주식이 무수히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지난 몇 년간은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KOSPI 100 종목중에서 지배주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회사와 적자액 총액의 추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5년에는 적자기업의 수는 축소되었지만 적자액은 대우조선의 3조원 적자를 포함하여 9조원에 달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한국 기업과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대안을 미래의 성장에서 찾기 시작했고, 저 역시도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기존의 전통 대기업이 아닌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미래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주식의 가치를 분석할 때 성장의 가치를 보다 과감하게 반영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난 1~2년간의 주식시장의 모습은 당혹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에 있다는 것이 확실 해지자 중소형주와 코스닥을 중심으로 장기 성장 논리가 속출했고,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모든 투자자들은 중소형주이기만하면 주가가 오를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이런 쏠림은 반대로 전통적 대형주들의 저평가를 매우 심화시켰습니다. 특히 다수의 롱숏펀드들도 이런 현상에 편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서 한참 벗어난 이런 쏠림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식이 어려운 것이 아닐까요? 분명히 트렌드는 맞는 것 같은데 그게 현실화되는 시간보다 주가가 반영 하는 속도가 훨씬 빠를 수도 있고, 기업이나 투자자가 생각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주식의 가치를 산출할 때 일관되고 합리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업의 성장은 그 동안 기울였던 노력과 경영자와 구성원 의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주변 환경이 도와준 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것은 마치 본인의 노력과 좋은 학교 그리고 안정적인 경제환경에서 공부잘하는 학생이 나오기 쉽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IR이나 애널리스트의 분석 리포트를 대하면서 항상 저는 그 기업 내 외부의 현실적인 실체가 어떻게 구성되고 흘러가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포트폴리오에 항상 단기적으로 좋은 뉴스가 많고 재미있는 주식보다도 안정적으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주식을 중심에 놓고 그 다음을 고민합니다. 항상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추정 해 보고 내부적으로 토론을 거치면서 저평가되어 있는지 확신이 있을 때에만 투자하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시장에 순응해야 하지만 거대한 시장의 흐름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고, 깜짝 실적을 내는 회사를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하에 비싸게 주고 사기 보다는 꾸준히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그냥 던져버리게 되는 주식들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미 주식펀드 투자자들은 액티브 매니저들의 성과의 변동성에 대해서 불신이 많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 놀라운 성과를 기대하고, 그 기준에 맞는 펀드에만 자금을 집중시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년 이후 성과가 크게 나빴던 펀드라도 만일 2~3년 전에 투자했더라면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눈앞에 매력적인 숫자가 보이기 시작해야만 관심을 가지곤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펀드를 투자할 때도 기업에 대한 투자와 마찬가지로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 결과가 나오기 까지 운용사의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일관된 원칙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저는 이것이 지수가 박스권을 넘어서 상승할 지 전망하는 것만큼 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와서 말씀을 드리면,

저는 아직도 2015년의 비관적 전망에 따른 저평가 대형주들의 상승여력이 더 있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올 상반기를 휩쓸었던 벤치마크 투자와 중소형주 투매의 PEAK는 지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저평가 매력은 여전히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형 치주들의 주가 상승률은 그다지 높은 것이 아닙니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삼성전자의 독주에 의한 것일 뿐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를 가져온 때가 많았지만 이미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느려졌고 이머징 주식시장이 과매도 되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금리의 낮은 성장 환경은 지속되겠지만 작년보다는 좋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5년간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