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상해 주식시장이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소. 사실, 지난 5월 초부터 그렇 게 시장을 좋게 보지 않았고, 특히 특정 테마주들에 대해서는 버블이라는 생각을 하 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란 만한 하락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오. 제아무리 시장의 수 급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200일 이동평균선 대비 50%가 넘게 벌어진 이격을 뒤로하 고 무한정 상승세를 지속할 수는 없는 법이오.

모처럼, 중국시장이 갑자기 조정을 받으니, 그간 좀 잠잠했던 '2007년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소. 무슨 이야기 인지 들여다 보면 결국, '2007년에도 급락했던 중국시장이므로 지금도 안심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대부분이 오. 중국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심리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할 수는 있겠으나, 지 금 이 시점에서 '2007년의 트라우마'를 언급함은 살짝 번지를 잘못 잡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여 몇 자 적어볼 까 하오.

우선, 상해주식시장 기준으로 중국 본토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은 경우는 한 번이 아 니라 두 번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소. 첫 번째 경우는 널리 알려진 대로 2007년 10월~2008년 11월까지 있었던 큰 조정으로서 당시 상해종합지수는 고점이었던 6,224pt에서 1,728pt까지 무려 70%가 하락한 바 있소. 두 번째 경우는 2009년, 3,000pt대 중반까지 반등했던 상해종합지수가 2013년 6월, 1,849pt에 이를 때까지 무려 4년간에 걸려 장기적으로 하락한 사례일 것이오.

첫 번째 사례의 경우, IPO 및 非유통주 물량 등 중국 내부적인 요인도 분명 있었겠으 나, 역시 시장하락을 초래한 가장 큰 이유는 'Global 금융위기'라는 외부충격 이었다 고 할 수 있소. 사실, 당시에는 중국 본토시장뿐만 아니라 거의 전 세계 모든 주식시 장이 다 급락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오. 예를 들어, 미국의 S&P500지수는 고점대비 60% 하락했으며,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도 고점대비 61% 하락하기도 했소. 중국과 함께 BRICs국가로 취급되면서 급상승했던 러시아시장은 무려 80% 이상 하락했고, 브라질시장은 50% 하락하기도 했소이다. 즉, 2007년 당시에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모두 60%는 기본적으로 하락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중국 본토시장이 유달리 많이 하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 있소.

따라서 '2007년과 같은 일이 과연 발생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는 'Global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현실화 되더라도 중국시장이 버틸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겠소. 사실, 2007년 중국시장에 대해 Bubble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신흥시장 전체와 원자재 가격 모두가 그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오. 어떻게 보면, '2007년 중국시장의 하락' 문제는 중국뿐만이 아 닌 전 세계 신흥국가 전부의 문제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오.

하지만,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있었던 장기하락의 경우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겠소. 2009년 8월 이후 상해종합지수가 거의 40% 하락하는 동안, 미국이나 일 본시장은 100%가량 상승했으니 말이오. 즉, 2009년 이후의 장기하락이야 말로 중국 내부요인에 기인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물어봐야 할 질문은 '2007년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가?'는 아니라고 생각하오. 그 질문을 다르게 표현하면 '시장이 급등한 상황에서 커다란 돌발악재가 터져도 중국시장은 끄떡 없을 것인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이기 때문이오. 2007년 Global 금융위기 수준의 큰 충격을 충분히 이겨낼 만한 체력을 현재 중국경제는 가지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도 당분간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싶소.

따라서,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질문은 '일시적인 악재로 시장이 급락한 이후, 장 기적으로 주가가 회복되지 않는 일이 다시 발생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일시적인 주가하락이야 워낙 변동성이 큰 시장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하락한 주가가 무려 3년~4년간 전혀 회복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진짜 큰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오.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매우 간단히 '아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소.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중국본토시장이 장기침체국면으로 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다음의 3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오.

첫 번째 이유로, 경제성장률의 하락에 대응하는 중국정부의 자세가 틀리기 때문이라 고 이야기할 수 있소. 2009년 Global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중국정부의 정책은 '8% 경제성장은 무조건 지킨다'로 축약할 수 있겠소. 상당히 유연하지 못했고, 그저 '돈 풀 고 땅 파는'수준의 대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오. 그러나, 지금 중국정 부의 대응은 2009년에 대비해 볼 때, 매우 유연하다는 특징이 있소.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는 중국정부의 태도 하나만 보더라도 2009년 당시에는 '기존경제 구조는 유지 하면서 저성장과 맞서 싸우려는' 경향이 강했다면 현재는 오히려 '저성장에 적응하도 록 중국경제의 구조를 개혁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소.

두 번째 이유는 자본시장과 관련된 중국정부의 정책이 틀리기 때문이오. 2009년 당시 는 실물경제에 자본시장이 기여하는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았으며, 자금조달의 창구는 은행대출로 국한되던 시절이었소. 결국, 자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다고 할 수 있는 은행대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제주체들은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인 결과가 유명한 '그림자금융의 부실사태'일 것이오. 지 금, 중국정부가 금융제도의 개혁 및 자유화, 그리고 자본시장의 개방에 열심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소. 즉,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시 장의 논리에 의해 그 자본이 배분되는 자율적인 자본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이미 중국 정부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이오. 정책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하는 자본시장 이 뒷받침 되는데,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침체권에 진입할 이유는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소.

세 번째 이유는, 2009년 대비 중국경제의 성장동력이 상당히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 라고 할 수 있소. 2009년만 해도, 중국경제는 수출과 투자라는 두 개의 동력이 멈추 면 그야말로 성장의 대안을 찾을 수 없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소. 그러나, 현재의 성장구조를 보면 이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 들었으며, 그 자리를 내수의 성장이 채워주고 있는 중이오. 즉, 2009년 대비 성장의 동력들이 잘 분산돼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소. 업종별로 봐도 2009년에는 에너지 등 중공 업과 건설, 그리고 국영은행들 이외에는 별 다른 성장기업들이 없었던 반면, 지금은 각종 서비스업 및 인터넷 등 신규성장 동력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오.

워낙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 심리에 의해 수급이 크게 영향을 받는 중국시장에 대해 '큰 하락 없이 무조건 상승만 지속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 다면 이는 어리석은 질문 이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소. 당연히 의외로 작은 악재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고, 큰 악재가 터진다면 선진시장 대비 매우 큰 낙폭을 보일 수도 있는 시장이 중국 주식 시장이기 때문이오. 결국, 우리가 물어야 할 궁극적인 질문은 '단기적인 변동성을 극 복하고 중국시장이 장기적인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는가?'라고 생각하오. 지금 두려운 사태는 '2007년 트라우마'가 아니라 '2009년의 트라우마'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소. 그리고 '2009년의 트라우마에 대해 우리는 걱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에 대한 본인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라는 의견만은 꼭 밝혀놓고 싶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