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 주의 MSCI 지수 편입 결과가 결국 편입 유보로 결정되었다. 증감회의 관계자는 발표직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MSCI 의 지적은 동의하지만, 이는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결정일 뿐이다. 중국은 세계 2 대 경제주체로써 중국 본토시장은 이미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MSCI EM 지수의 편입을 위해 중국 정책 당국이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사실을 비추어봤을 때 그 실망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정책 당국은 그동안 MSCI 에서 지적했던 '투자 쿼터 한도 추가 배정, 해외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정 완화, 실질주주 권익 보호, 거래정지 제도 개선 등'에 대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보완책들을 내놓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강한 편입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해석되었고, 이에 편입 가능성에 대해 현지에서는 긍정적인 의견도 많아졌다.

하지만 MSCI 의 글로벌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편입 유보의 주요 원인에 대해 "중국 당국이 A 주 시장의 제도를 국제적 기준에 맞추려는 분명한 노력과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자유로운 자금 유출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언급하며 '자본의 이동' 부분을 강조했다.

베이징 기준과 MSCI 기준과의 괴리

1.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확연히 드러난 것은 중국 당국의 기준과 MSCI가 대변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준이 확연히 달랐다는 점이다.

편입 여부의 주요 이슈였던 '자본의 이동'의 요구 조건을 개선하고자 QFII의 해외송금 제한 기간을 기존 1주일에서 1일로 변경하며 MSCI 측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편입 유보의 주요 요인으로 이 부분을 언급하며 "신규 규정이 2월부터 발효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왜냐하면 QFII 자금의 월간 자금 유출 한도를 전년도 순자산 총액의 20% 내로 제한하는 제도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의 환매 수요를 만족시켜야 하는 기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 부분은 중국 본토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MSCI 입장에서도 그들의 중요한 고객인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그동안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2. 거래정지 제도 개선

지난 5월 말 증감회에서 거래정지 제도 개선안을 내놓자 현지에서는 지수 편입에 한발 더 다가갔다고 평가하였고, 5월 31일 상해종합주가지수는 3.34%가 상승하였다. 비록 편입 발표가 가까워지며 컨센서스가 약세 전환되고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였지만, 거래정지 이슈에 대해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치를 맞추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글로벌 기준과는 달랐다. MSCI 측은 새로 변경된 규정의 효과와 영향력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였다라고 발표하며, 편입 결정 직전 급하게 내놓은 중국 당국의 정책에 대해 거부를 한 것 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제도를 대하는 기준이 달랐다.

3. 기타 이슈

이 밖에 MSCI 측은 중국 정부의 선물 시장에 대한 단속 및 규제로 인해 '주식선물을 활용한 주식 매수 포지션의 Hedge를 취하는 것이 제한'이 있다는 점과 소위 '국가대표'를 필두로 한 정부 자금의 주식 매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면을 지적했다. 선강퉁 시장 Open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상이하였다. 2014년 후강퉁 Open이 본토 시장에 끼쳤던 영향력이 너무 컸던 나머지 선강퉁 Open이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 중국 현지의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강퉁은 중국을 투자하는 하나의 투자 채널일 뿐, QFII 관련 규정과 한도 이슈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며 선강퉁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중국 현지와는 다른 입장을 표명하였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편입 보류가 발표된 15일 중국 시장은 오히려 상승으로 장을 마감하며 중국 현지 여론에서는 MSCI 편입 보류를 애써 무심하게 넘기려고 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로 인해 향후 상당한 시각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금리 자율화 → 주식?채권시장 완전 개방 → 위안화 국제화'라는 장기 로드맵 하의 중국 자본시장을 육성을 추진하는 정책 당국자들의 방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다시 말해 이번 이벤트를 잘 활용한다면 중국의 기준과 글로벌 기준을 조화시키며 중국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선진화된 자본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