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서 희망을 보다: A주 1분기 실적 Review

정책당국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우려로 중국 투자자들이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5월 이후 중국정부의 통화정책 방향이 유동성 공급을 통한 단기성장 지향이 아닌 공급측개혁 추진과 장기 구조적 성장에 있음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를 경계하는 고위 당국자의 발언 및 자산버블에 대한 단속 시행 등은 중국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단기적인 투자심리는 얼어 붙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본토시장을 접근하는 투자자들의 마음까지 차가워질 이유는 없어 보인다. 최근 마감된 A주 상장기업들의 실적을 복기해 보면 새로운 희망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전월 말까지 발표된 중국 A주 상장기업의 2015년 연간 및 2016년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A주 상장기업 실적은 소폭이지만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 전체 기업들의 매출은 2015년 연간 기준 -2.1%에서 올해 1분기 +2.6%로 상승 전환했으며, 만일 은행과 석유화학 업종을 제외하면+4% 수준까지 올라오게 된다. 순이익은 2015년 연간 기준 -1%에서 올해 1분기 -1.9%로 소폭 하락했으나, 1분기 기저효과가 높은 금융 업종을 제외하면 +2.7% 반등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익구조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또한 개선되는 모습이 분명하다. A주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3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기업 디레버리징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면서도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 할 수 있다.

A주 1분기 실적의 또 다른 특징은 업종별로 빠르게 벌어지는 실적의 차별화이다. 상해시장에 상장된 A주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9% 하락한 반면, 심천시장 A주 순이익은 11.7% 성장했다. 특히 중국의 신흥산업들이 대거 상장된 심천 창업판의 경우 무려 1분기 매출32.7%, 순이익 61.8% 성장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전통 메인보드와 창업판 간의 실적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ROE의 경우 전체 A주는 하락세지만, 창업판은 4분기 연속 금융 업종을 제외한 A주 상장기업 ROE를 추월하고 있다.

업종간 실적 차별화도 심화되고 있다. 1분기 순이익 성장률 기준으로 농업, IT, 군수, 여행, 경공업, 전력설비, 패션 업종이 20% 이상 견조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행, 패션, 미디어, 약, 부동산, 음식료, 자동차 등 소비 관련 섹터는 매출과 순이익이 동반 성장하며, 중국 내수 소비시장의 건재함을 과시하였다. 반면에 석유화학, 철강, 건자재, 비은행금융, 석탄 업종은 오히려 20% 이상 하락하여 A주 전체 실적에 큰 부담요인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종들은 대부분 중국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공급측개혁의 대상이 되는 전통 과잉산업이다.

궁극적으로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는 단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투자심리가 아닌 기업의 실적과 성장이다. 중국정부의 정책 또한 과도한 자산가치의 단기버블은 경계한다는 의미일 뿐, 기업의 실적 성장과 구조적 개혁에 대해서는 매우 우호적이다. 기업실적 성장의 큰 그림 보다는 유동성과 수급과 관련된 작은 변수들에 집착하는 중국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단기에 주가가 급등하는 유동성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움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가 실망하고 있는 유동성 및 수급관련 이슈의 이면에는 착실하게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있는 중국 본토의 성장기업들이 있다는 점까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