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2가지 우려와 해답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시장에 투자할 때 가장 많이 우려를 표시하는 2가지 이슈는 1) 과도한 부채(자산의 본질적 가치)와 2) 위안화 약세(자산의 상대적 가치) 이다. 이 2가지 이슈가 중요한 우려요인 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문제들로 인해 중국경제가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다.

자본시장 발전을 통해 해결 가능한 중국의 부채문제'

15년말 중국의 총 부채규모는 168.5조 위안으로 GDP 대비 249% 수준이며, 이는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중에서 기업 레버리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계 레버리지는 안정적인 확대 추세인 반면 정부 레버리지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6월 16일 중국정부의 씽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중국은 부채위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 밝혔다.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중국정부의 부채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업부채이다. 15년말 기준 GDP 대비 기업부채는 148%에 육박한다. 이런 현상은 첫 번째로 중국 특유의 금융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선진화된 금융시장이라면 은행을 통한 간접금융과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이 병행하여 기업에 다양화된 자금조달 루트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다년간의 IPO 중단을 비롯하여 미성숙한 중국 자본시장에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은 오로지 은행이였다. 빠른 경제성장에 걸맞는 기업의 투자수요를 은행대출로만 커버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레버리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현상의 두 번째 원인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저축이다. 가계저축은 2006년 17조 위안 에서 2014년엔 3배 규모인 51조 위안까지 성장했다. 가계가 수중에 보유한 현금까지 포함하면 저축성자산은 57조 위안으로, 가계 금융자산의 63%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가계금융자산 중 채권, 주식, 펀드 등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한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줄지어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가계는 소득증가와 더불어 늘어나는 금융자산을 저축성자산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수익형 자산관리상품이 인기몰이를 하는 현상으로 비춰봤을 때 중국인들의 가계자산 다변화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있다. 따라서 중국 직접금융 시장이 성숙된다면, 갈 길을 못 찾는 가계자금은 자본시장의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4년 하반기부터 중국정부는 후강퉁, IPO재개 등 일련의 정책으로 자본시장 발전에 지원을 해왔다. 비록 다소 급진적이고 일편적인 정책효과로 작년 상반기 이후 디레버리징과 함께 주식시장이 급락을 겪었지만, 중국정부는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본시장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또한 MSCI EM지수 편입은 유보되었지만 지속적인 제도개선과 선강퉁 등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중국기업을 위한 건전한 직접금융 시장의 문을 조금씩 열어주고 있다. 중국정부가 현재 정책방향을 유지한다면 발달하는 자본시장과 가계자금의 이동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부채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통제 가능한 위안화의 변동 폭'

5월 이후 위안화 약세가 강화되고 있다. 5월 한 달 1.5% 절하에 이어 지난 주 장중에 역내 환율이 일시적으로 달러당 6.6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과 1월 위안화 절하에 따른 시장급락과는 달리 중국시장은 예상보다 위안화 약세에 담담한 모습이다. 이는 시장투자자가 보는 위안화 전망이 과거대비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전망이 안정된 이유는 중국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위안화의 역내외 환율 스프레드는 지난 1월 일간 최대 1,384 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위안화 절하압력을 확대시킨 바 있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공매도를 부추기는 투기세력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역외 위안화 유동성을 조이면서 환율 스프레드는 그 뒤 안정을 찾았다. 5월 한달 간 위안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스프레드는 170 포인트에 그치면서, 1월의 426 포인트 대비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위안화 역외선물환(NDF) 1년물 역시 연초 6.96 위안/ 달러에서 6.7로 절상되면서, 해외 시장참여자의 위안화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가 연초 대비 안정화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위안화의 시장화 개혁의 중심에는 고시환율의 변화가 있다. 즉 과거의 달러연동제에서 '시장의 공급수요+바스켓통화' 연동으로의 전환이다. 지난 11월부터 발표되는 위안화지수(CFETS)가 바로 바스켓통화를 기반으로 한다. 5월 위안/달러 환율이 절하될 때 위안화지수는 오히려 달러지수와 동반 상승했다. 이는 위안화가 바스켓통화 대비 절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중국은 다가오는 9월 4일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지난 2월말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회의 주최 이후 재차 글로벌 공조를 이끄는 주역이 될 예정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 또한 올해 10월 공식 발효될 예정이며, 중국정부가 현 시점에서 위안화를 큰 폭 절하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6~7월 브렉시트(Brexit), 미국 금리인상 등 이슈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 달러 대비 위안화의 상대적 약세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시나리오이다. 그러나 위안화의 장기적 전망까지 부정적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반기 SDR 편입 발효, MSCI EM지수 편입검토 등 금융시장 개방 및 선진화 과정에서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은 그 어떤 통화보다도 빠르게 부상할 것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따라서 대외적인 변수가 일부 해소되고 대내적으로 중국경제의 완만한 회복까지 가세된다면 위안화의 구간적 반등 시나리오도 기대해 볼만하다. 결론적으로 올해 위안화의 양방향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나, 한 방향으로의 큰 폭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미약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