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에 위안화의 SDR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소. 일부에서는 '그게 뭐 대수냐'라는 식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나, 본인은 다르게 생각한다오. 만일 중국의 위안화가 SDR에 편입이 되고, 국제통화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중국 금융업과 자본시장에 장기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오.

위안화의 SDR편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림들이 주로 제시하는 논리가 'SDR에 편입된다 해서 중국에 투자하는 국제자금이 증가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오. SDR 편입이 주식의 벤치마크가 아니기 때문에,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위안화 자산을 강제로 편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이렇게 '얼마의 자금이 움직일 것인가?'라는 숫자의 논리로 위안화의 SDR편입이라는 큰 사건의 의미를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 본의의 견해라오.

개인적으로 위안화의 SDR편입은 2001년에 있었던 중국의 WTO가입과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오. 본인이 위안화의 SDR편입과 WTO가입을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라오. 첫 번째로는 두 사건 모두 중국이 장기간에 걸쳐 원하고, 준비해 왔다는 점이 유사하고, 두 번째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국제적 지위가 변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징표라는 점에서 유사하며, 세 번째로는 향후 중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한 개혁과 개방의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것이라고 판단되오.

첫 번째로 유사한 부분부터 생각해 보도록 하겠소.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 위해 걸린 시간은 무려 15년이오. 중국은 1986년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 and Trade)에 가입을 시도했고, WTO에 공식적으로 가입을 요청한 것은 1995년이오. 그리고 결국 2001년 12월에 이르러서야 WTO의 143번째 가입국가로서 지위를 인정 받게 되었소.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바 있소. 이게 원래 5년마다 있는 일인데, 지난 2010년에도 위안화의 SDR편입을 시도했다니 말이오.

두 번째 부분, 즉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이미지의 변화도 매우 중요한 이슈일 것이오. WTO가입 이전, 즉 1990년대 '중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저가노동력을 기반으로 싸구려 제품을 만드는 나라였다고 할 수 있소. 그러나, WTO가입 이후인, 2000년대 중국의 기업들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으며, 제조업 부분에서는 1위의 위치까지 올라서고 있다오. 2000년 기준 Fortune Global 500기업에 포함된 중국기업의 수는 10개에 불과하였으나, 2014년에는 무려 95개까지 그 수가 늘어난 것이오. 물론, 이게 다 WTO의 영향은 아니겠으나, 세계에서 통용되는 교역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WTO가입이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오.

세 번째 부분 이야말로 위안화의 SDR편입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크고 긍정적인 의미라고 할 수 있겠소. WTO가입에 대해 중국의 지도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해 후진타오 주석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소.

'중국의 WTO가입은 중국경제의 대외개방 및 개혁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이자, 개혁과 개방의 시대를 불러온 원동력이었습니다. WTO가입의 배경에는 중국정부의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함께, 국내 및 해외의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개혁 및 경제개방, 그리고 사회주의의 현대화를 위한 우리의 전진에 WTO가입은 중요한 힘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또한, 중국의 원자바오총리는 WTO가입 10주년 기념행사에서 'WTO가입은 중국이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Event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소. 즉, 과거 중국의 지도부는 WTO가입을 통해 중국경제의 시장 개방과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구실을 만들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오.

위안화의 SDR편입으로 중국정부가 이루려 하는 목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오. 1990년대 중국의 제조업과 같이, 2000년대 중국의 금융산업은 세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낙후돼 있음이 사실이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규제들이 받아들여지고 있고, 금융기관들의 경쟁력 또한 GLOBAL 수준과 비교하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소.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고, 당당한 국제통화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면 중국정부로서는 금융시스템의 개혁 및 자본시장의 개방에 좀더 속도를 붙일 수 있는 좋은 구실과 재료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소. 결국 위안화가 명목상의 국제통화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국제통화로서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의 혁신 및 자본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은 당연히 필요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가 위안화의 국제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큰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오. 상당히 옳은 지적이라고 할 수 있소. 당장 우리나라도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으니 말이오.

그러나, 본인은 이 우려에 대해서도 WTO가입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고 있소. 자료를 살펴보니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할 때도 많은 해외의 전문가들은 우려의 의견을 내었던 것으로 보이오. 당시에도 중국의 제조업과 1차 산업은 세계수준과 비교할 때 상당히 경쟁력이 취약했기 때문이오. 그러나,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면 WTO가입 이후 2008년 GLOBAL 금융위기가 닥칠 때까지, 중국의 제조업과 농업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소. 단기적으로 부침은 분명 있을 수 있겠으나, 위안화의 SDR편입 이후 중국의 금융시스템 및 자본시장은 장기적으로 큰 성장의 사이클로 접어들 것으로 본인은 판단하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