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擧兩得을 노리는 중국정부의 전력망 투자

중국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스모그가 찾아왔다. 중국에서 전력 생산에 쓰이는 주원료의 80%가 여전히 석탄인 상황에서,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깨닫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과 목표를 제시하였다. 현재 11%대의 비화석 에너지 사용률을 2020년 15%, 2030년에는 2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며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중국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의 전환만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전력 시스템의 문제는 공급과 수요가 지리적으로 미스매칭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대부분의 자원과 발전소가 서부와 북부지역에 위치해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동부 연안의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상황을 심화시키는 것은 송전선들이 대부분 저압선 위주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환경의 희생을 대가로 생산된 에너지가 송?배전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 부분 손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송·배전망을 개선하여 손실이 최소화된 전력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국정부의 가장 우선적인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발개위의 인프라 부문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유틸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 집행이 확연히 늘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력망에 대한 투자 승인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13.5규획기간(2016~2020년)동안 800KV이상의 특고압 송전망과 110KV이하의 배전망에 약 2.8조 위안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5년간 누적 투자액인 1.8조 위안 대비 약 40%가 늘어난 규모이다.

특고압 전력망은 2014년 이후부터 투자가 가속화되어, 향후 3년 동안 매년 6~7건이 승인될 전망이며 2020년까지 총 27개의 특고압 전력망이 건설될 계획이다. 따라서 2017년과 2018년이 특고압 건설의 호황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전력 배전망의 자동화 비율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배전망 건설 개조 행동 계획 (2015~2020년)'에서 배전망 자동화율을 20%에서 9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배전망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전력산업의 밸류체인

전력 산업의 밸류체인은 "전력 생산 → 송전 → 배전 → 최종 소비자"의 과정으로 나뉜다. 전력생산은 에너지원의 지역별 분포로 구분된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석탄의 76%는 북부와 서부지역, 수자원의 80%는 서남부 지역, 풍력의 90%는 서북부와 동북 지역에 발전 시설이 위치해있다. 또한 태양력 발전의 70%는 연간 일조시간이 3,000시간을 초과하는 지역인 신장, 칭하이성 등 서북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이렇듯 중국의 전력 생산 기업은 에너지원이 풍부한 다양한지역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담당을 하는 상황이다.

반면, 전력의 송·배전 사업은 국영기업인 국가전력망공사와 남방전력망공사가 독점하고 있다. 국가전력망공사는 중국 본토의 89%를 커버하는 전력망을 통해 10억 명 이상에게 전기를 공급해 주는 대형 기업이며, 남방전력망공사는 광동성, 운남성, 귀주성 등 중국의 남방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단, 두 회사는 현재 중국 본토 시장에 비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후강통 투자자는 두 회사의 송?배전망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송전망 투자의 수혜: 특고압 장비기업

송전망은 교류와 직류로 구분된다. 교류 송전망은 전압 변경이 용이하고 전력의 안정성이 뛰어난 특징이 있다. 또한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공사기간이 평균 1~1.5년 소요된다. 반면 직류 송전망은 공사기간이 2~2.5년이 소요되며 교류대비 높은 구축 비용이 드는 대신, 전력 손실이 거의 없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다. 특히 400km 이상 구간일 때 경제성을 갖출 수 있는데, 중국의 전력 생산지와 동부 연안까지의 거리가 2000km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국의 전력망 효율화를 위해 매우 유리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발개위는 2015년 승인된 7개의 특고압 프로젝트 중 5개를 직류 송전망으로 승인하면서 직류 송전망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향후 2년간 승인이 예상되는 13개의 특고압 프로젝트 중 7개가 직류라는 점은 직류 송전망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직류 송전망에 사용되는 주요 장비는 컨버터 변압기와 컨버터 밸브, 직류 컨트롤 등이 있다. 관련 기업으로는 차이나서전(601179), TBEA(600089), XJ전기(300159), 국전남서테크놀로지 (600406) 등이 있다. 컨버터 변압기 시장은 위의 제시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반면, 컨버터 밸브 장비는 차이나서전과 XJ전기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직류 컨트롤 장비는 XJ전기와 국전남서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NR 전기가 50%씩 M/S를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편, 교류 송전망에서 주요 장비는 특고압 GIS(가스절연개폐장치)와 컨버터 변압기 등이 있다. GIS 장비시장에서는 하남평고전기(600312)가 41%의 시장점유율을, 컨버터 변압기 시장에서는 TBEA가 시장의 38%를 차지하며 교류 송전망 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배전망 투자의 수혜: '전력 자동화 시스템' 기업

최근 5년간 배전망 투자는 연평균 1,900억 위안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전력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배전망 자동화율을 20%에서 90%까지 확대'를 제시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2,800억 위안, 총 1.4조 위안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 농촌 지역에 추가적으로 전력 배전망을 확대시키고, 도시 지역에서는 전력 자동화 시스템(스마트그리드) 비율을 확충하는 등 배전망 투자는 주요 인프라 투자 분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배전망 시장의 주요 장비는 배전 장비, 배전 터미널, 전력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분된다. 배전 장비 시장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크지만 진입장벽이 낮아서 시장점유율 5%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 없는 분화된 시장이며, 배전 터미널 시장은 특별한 강자가 없이 10여 개의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5~10%씩 나누어 갖는 상황이다. 반면에 배전망 자동화의 핵심 부문인 전력 자동화 시스템은 높은 기술력과 시스템을 요구하여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따라서 소수의 기업만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은 국전남서테크놀로지와 XJ전기가 있다.

전력망 투자: 환경 개선 & 에너지 효율화

중국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의 개선과 에너지 효율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망의 업그레이드'라는 해답을 찾은 듯하다. 따라서 전력망 관련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정부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특고압 장비 기업과 배전망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들'을 주목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