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무형자산의 거대한 가치

삼성증권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B0648호(2020.02.28 ~ 2021.02.27)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개념

 

최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단순히 회계의 일부 항목 중 하나로 치부되었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은 이제 기업의 가치 전체를 나타내는 수준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할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종류 ]

자료: 자본시장연구원(2018.12), Corrado, Hulten & Sichel(2009), 삼성증권

 

먼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개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이란 브랜드 가치(상표권), 기술력, 인적자원 등 실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경제적 효익이 존재하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그 물질적 실체(토지, 기계 장비 등)가 존재하는 유형자산(Tangible Asset)과는 명확히 구분됩니다.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특징은?

 

먼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가치 상승 배경에는 산업구조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변화를 이끈 것은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 혁명"입니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이어 인터넷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기업들은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차트는 미국 S&P 500지수(주요 500개 기업을 모아 주가지수 산출) 편입 종목의 자산가치 추이를 1975년부터 산출한 내역입니다.

 

[ 미국 S&P 500 지수 편입 종목의 자산 가치 추이 ]

자료: AON Ponemon Institute LLC (2019.04), 삼성증권

 

1985년 당시까지만 해도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규모는 유형자산(Tangible Asset)의 규모에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가치가 커짐에 따라 1995년에 이르러서는 유형자산(Tangible Asset)의 규모를 뛰어넘게 됩니다. 현재(2018년 기준)는 미국 S&P 500지수 편입기업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규모가 유형자산(Tangible Asset)의 4배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현상은 미국 S&P 500지수 상위 종목들의 변화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됩니다. 다음은 각 시기별로 미국 S&P 500지수의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나열해 놓은 내용입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조업 기반의 종목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으나, 이후부터는 서비스 업종의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나아가 2018년에 이르러서는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IT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미국 S&P 500 지수 시기별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

자료: AON Ponemon Institute LLC (2019.04), 삼성증권

 

그렇다면 어떤 업종들에서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비중이 높게 나타날까요?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역시나 인터넷/소프트웨어 관련 업종이 가장 높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비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체 자산의 90%가까이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인 상황입니다. 뒤이어 브랜드 가치를 중심으로 한 화장품/미용 업종과 특허권을 기반으로 한 제약/헬스케어 업종들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자동차 업종, 금융업, 에너지 관련, 유틸리티(공공재) 등의 업종은 낮은 수준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 비중(30% 미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과거 전통 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종입니다.

 

[ 업종별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비중 ]

자료: Brand Finance(2019.11), 삼성증권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을 신뢰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의 가치 산정에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먼저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자산 가치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특정 기업의 브랜드 가치, 기술력, 소프트웨어 개발자료는 대부분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대상입니다. 또한 가치 산정에 참고할 수 있는 동질의 비교 대상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국제 회계기준에서는 이에 대한 나름의 객관적 가치평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으나, 유형자산(Tangible Asset)대비 평가가 어렵고 기업의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회계상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에 대한 측정 문제입니다. 회계상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이라는 항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미국의 IT기업인 "애플(Apple)"사례를 통해 이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애플(Apple)"사(社)는 IT소프트웨어 사업을 핵심사업 중 하나도 운영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당연히 "무형자산(Intangible Asset)"로 분류된 항목이 많아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애플(Apple)"사(社)의 회계 자료상에는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에 대한 가치가 "0"으로 나타납니다. "애플(Apple)"사(社)가 회계 자료에 해당 항목을 표기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애플(Apple)"사(社)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가치를 대략 6,750억 달러로 추정(Brand Finance 리포트, 2019.11)하고 있습니다.

 

[ 기업의 가치 평가 항목 구성 ]

자료: Brand Finance(2019.11), 삼성증권 * 해당 자료는 Brand Finance 리포트상 추정치를 근거로 작성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기업의 현황을 확인하고 투자의 정보창구로 활용하는 회계장부에 대해 조금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최근 브랜드 가치 등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항목에 집중한 투자전략이 주목 받고 있는 시점에서는 실제 회계 장부상에 기록된 가치 이외의 가치가 존재하는지 또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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