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Zombie)기업에 주의하여 투자하는 것이 필요

삼성증권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B1289호(2020.04.17 ~ 2021.04.16)

부실기업을 의미하는 "좀비(Zombie)기업"

 

UFC에서 활약하는 '정찬성 선수의 별명은 "코리안 좀비(Korean Zombie)"입니다.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쓰러지지 않고 계속 전진하며 공격하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격투기 선수로서는 멋진 별명입니다. 그러나 "좀비(Zombie)"라는 단어는 대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이미 회생가능성이 없음에도 그 명맥만은 유지하고 있는 대상에게 빗대어 해당 표현을 붙여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기업들 중에서도 좀비(Zombie)들이 있습니다. 낮은 이익률과 부진한 경영성과로 진작에 사라졌어야 했는데, 사라지지 않고 버티는 회사들인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한계기업을 일컬어 "좀비(Zombie)기업"이라 명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좀비(Zombie)기업"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들 기업들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지난 2018년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좀비(Zombie)/한계기업 분류 기준 ]

자료: BIS, "The rise of zombie firms : causes and consequences" (2018.9), 삼성증권

 

"좀비(Zombie)기업"의 기준과 현황

 

먼저 "좀비(Zombie)기업"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다양한 기준이 있으나, 국제결제은행(BIS)에서는 "10년 이상 존속한 상장 기업 중 이자비용 및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EBIT)이 회사의 이자비용 보다 낮은 기업"을 "좀비(Zombie)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좀비(Zombie)기업"은 "이자로 나가는 돈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 보다 더 큰 부실기업"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좀비(Zombie)기업"과 이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 차이 ]

자료: BIS, "The rise of zombie firms : causes and consequences" (2018.9), 삼성증권 참고: 광의개념(설립연수 10년 이상 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을 초과하는 기업), 협의개념(광의개념 + 대상 기업이 속한 섹터의 토빈의 Q 중간값 미만, 해당기간 )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좀비(Zombie)기업"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14개 선진국의 3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987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한 결과는 이러한 추세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 1980년대 말을 기점으로 "좀비(Zombie)기업"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2) 한번 "좀비(Zombie)기업"으로 분류된 기업은 이후에도 회생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이와 같이 분류된 상태로 놓일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되듯이 "좀비(Zombie)기업"의 비율은 1980년대 후반 2%에서 2016년에는 12%로 확대되었습니다(왼쪽축) 또한 한번 "좀비(Zombie)기업"가 되면 이듬해에도 지속적으로 "좀비(Zombie)기업"으로 유지 될 가능성도 같은 기간 60%에서 85% 높아졌습니다(오른쪽축)

 

[ 좀비(Zombie)기업이 비중 및 존속확률 추이 ]

자료: BIS, "The rise of zombie firms : causes and consequences" (2018.9), 삼성증권 참고: 상기 그래프의 광의/협의 개념 참고

 

나아가 일본 니케이(Nikkei)의 자료에 따르면 "좀비(Zombie)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2008년 전세계 20%수준이었던 수치는 2018년 24%까지 증가했으며 특히, 미국에서 "좀비(Zombie)기업"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2008년 19%→2018년 32%)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좀비(Zombie)기업의 증가율 ]

자료: QUICK-FactSet, 삼성증권 참고: 3년 연속으로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초과한 기업의 비중(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해당 지역의 26,000개 상장기업 대상 조사)

 

"좀비(Zombie)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위와 같이 "좀비(Zombie)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제결제은행(BIS)은 그 원인을 "저금리 장기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기업의 이자비용 및 부채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고 이에 따라 부실기업 역시 도산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은행(대출기관) 역시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부분 위험을 감수하고 부실이 있는 기업에 대출과 대출연장을 하게 되었고 이는 궁극적으로 부실 기업들이 도산하지 않고 존속 하게 되는 결과를 이끌었다는 설명입니다.

아래 그래프(왼쪽)에서 확인되듯이 "좀비(Zombie)기업"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 Ratio)은 감소합니다. 다소 무리가 있으나 이는 은행의 건전성(Bank Health)이 지속해서 둔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래프 (오른쪽)를 참고 시 금리하락에 맞춰 "좀비(Zombie)기업"의 비중 역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이들 그래프는 "저금리 현상"이 "좀비(Zombie)기업"의 증가를 불러왔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좀비(Zombie)기업과 은행의 건전성 및 금리와의 관계 ]

자료: BIS, "The rise of zombie firms : causes and consequences" (2018.9), 삼성증권

 

왜 "좀비(Zombie)기업"의 증가세에 주의해야 할까?

 

이와 같은 "좀비(Zombie)기업"의 증가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합니다. 해당 기업들은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하여 향후 금융시장에 위험이 닥쳤을 경우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때 만약 해당 기업들의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 손실가능성이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저금리 기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우호적인 대출환경이 조성됨 따라, 그 동안"좀비(Zombie)기업"의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금융 시장에 위험이 크게 확산되자, 해당 기업들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크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해당 기업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어 그마저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이란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미국연방은행(Fed)이 매우 적극적인 회사채 매입의사를 밝힘에 따라, 우려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재차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따라서, 향후 투자 시 위험관리 차원에서 "좀비(Zombie)기업"관련 투자자산에 대해서는 보다 더 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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