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의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파헤쳐 봤습니다.

삼성증권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B1688호(2020.05.22 ~ 2021.05.21)

워런버핏의 2020년 1분기 투자성과는?

 

지난주 15일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버크셔해서웨이)의 2020년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가 공시되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은 코로나19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워런버핏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그 어느 때보다 주목했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요? 발표된 워런버핏의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금액은 약 1755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평가금액은 약 27.5% 가량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S&P 500 지수의 수익률(-19.6%, 총수익률 기준)을 하회하는 수치입니다. 성과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 분기별 평가금액 ]

자료: SEC Edgar,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참고: 기간(2010년 1분기 ~ 2020년 1분기) * 과거실적이 미래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금융주, 소비재 업종에 높은 비중을 투자 중인 워런버핏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시장의 급락이 나타났음에도 불구 워런버핏은 3월까지 투자비중 상위 10개 포트폴리오 기준 별다른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투자비중 상위 7개 종목의 주식수는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상황입니다. JP모건 체이스와 다비타 헬스케어 주식의 일부를 매도하였지만, 규모가 큰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투자비중 상위 종목의 대부분이 금융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워런버핏은 평소 금융주와 소비재 주식에 애착이 큰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성과 부진의 주요 요인이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 내 무디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주들이 40%에 가까운 수익률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 2020년 1분기 버크셔해서웨이 TOP 10 포트폴리오 내역 ]

순위	기업명	섹터 (산업군)	투자비중	주식수 (백만주)	분기 투자성과	보유증감
1	애플	IT하드웨어	35.5%	62,341	-13.4%	변동없음
2	뱅크오브 아메리카	금융 (상업/투자)	11.2%	19.638	-39.7%	변동없음
3	코카콜라	필수소비재 (식품)	10.1%	17,700	-20.1%	변동없음
4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금융 (카드)	7.4%	12,979	-31.2%	변동없음
5	웰스파고	금융 (상업)	5.3%	9,276	-46.7%	변동없음
6	크레프트 헤인즈	필수소비재 (식품)	4.6%	8,056	-23.0%	변동없음
7	무디스	금융 (서비스)	3.0%	5,218	-10.9%	변동없음
8	JP모건 체이스	금융 (상업/투자)	3.0%	5,196	-37.4%	3% ↓
9	US뱅코프	금융 (상업)	2.6%	4,563	-41.9%	변동없음
10	다비타 헬스케어	헬스케어 (서비스)	1.7%	2,898	0.1%	1.2% ↓

자료: SEC Edgar,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참고: 2019년 4분기 대비 변동 사항 기재
* 과거실적이 미래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아래 차트를 통해 워런버핏의 금융주 및 소비재 주식에 대한 애착은 보다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포트폴리오의 약 37%와 15.7%를 각각 금융주와 필수소비재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상업은행, 보험 및 카드사 등 다양한 금융산업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S&P 500 지수에서 해당 섹터의 비중이 같은 시점 기준 10.9%, 7.76%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워런버핏이 해당 섹터에 얼마나 큰 비중을 투자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 2020년 1분기 버크셔해서웨이 섹터별 포트폴리오 내역 ]

자료: SEC Edgar,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 과거실적이 미래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추이적으로 보았을 때 워런버핏은 지속해서 IT섹터에 대한 투자비중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아래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15년 1분기 당시 12.73%에 불과했던 해당 섹터 투자 비중은 현재 37.0%까지 증가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IT섹터 전반에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IT섹터 투자비중 37% 중 애플 비중이 35.5%를 차지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워런버핏은 2016년 1분기 애플을 매수한 이후 꾸준히 애플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오고 있습니다. 반면, 그 동안 큰 애정을 쏟았던 금융주와 필수소비재 주식에 대한 비중을 지속해서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 버크셔해서웨이 섹터별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 추이(2015년 1분기 ~ 2020년 1분기) ]

자료: SEC Edgar,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참고: 기간(2015년 1분기 ~ 2020년 1분기) * 과거실적이 미래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3월말 이후 항공주, 금융주에 대한 대규모 매도 단행

 

한편, 워런버핏은 지난 5월 2일 버크셔해서웨이 연례미팅을 갖고 1분기 이후 투자 포트폴리오의 주요 변경사항과 시장상황에 대해 이야기 한바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크게 2가지 입니다. 첫째는 그간 우호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항공사 주식과 금융사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한 점, 둘째는 지난해 이후 사상최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워런버핏은 코로나19가 항공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1분기 이후 항공주를 크게 편출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4대 항공사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입니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 및 주요 금융사의 주식도 큰 폭으로 매도하여 포트폴리오 내에서 투자비중을 낮춘 상황입니다.

 

[ 버크셔해서웨이 주요 편출 종목 ]

기업명	섹터 (산업군)	매도비중	비고
필립스 66	에너지(정유사)	전량매도	1분기 공시
트레블러스	금융(보험)	전량매도
골드만삭스	금융(투자은행)	-84%
아메리칸 항공	항공사	전량매도	1분기 공시 이후 실시된 주주총회에서 공개된 사항(기타 금융주 추가 비중 축소)
델타항공	항공사	전량매도
유나이티드 항공	항공사	전량매도
사우스웨스트 항공	항공사	전량매도

자료: SEC Edgar,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그런데 워런버핏이 항공주, 금융주에 대한 대규모 손절매에 들어갔다는 첫 번째 특징 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두 번째 특징이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바로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부터 보유중인 막대한 현금을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 받은 상황에서도 주식 매수를 위해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투자를 하기에 매력적인 종목과 가격을 발견하지 못해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 않다고 워런버핏은 연례미팅에서 이야기고 있습니다. 최근의 큰 반등세를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투자 수익이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적인 장세만 놓고 보았을 때는 실기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일각에선 워런버핏이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경기둔화 및 기업이익 악화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워런버핏은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미국시장을 꼽고 있습니다. 향후 투자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

 

[ 버크셔해서웨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평가금액 추이 ]

자료: Bloomberg,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참고: 기간(2015년 1분기 ~ 2020년 1분기) * 과거실적이 미래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바야흐로 성장주의 시대, 가치주 투자전략은 여전히 유효한가?

 

역사상 전대미문의 투자귀재로 평가 받고 있는 워런버핏이지만, 최근 그의 성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워런버핏의 가치주 투자전략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워런버핏은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매수하는 이른바 가치주 매수 전략을 지속해서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기간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IT, 헬스케어 등 성장주로 대표되는 주식 들이 금융, 필수소비재 등의 가치주의 성과를 크게 앞서는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그가 추구하는 가치주 전략이 현재도 유효한지 의문 시 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이 첨단기술 기반 기업들이 산업의 패러다임을 매우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주 투자전략은 더욱 빛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가 내연자동차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기업들이 광고와 방송, 영화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은 불과 2~3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최근 시장 참여자들은 이익의 가시성 보다는 미래의 성장스토리에 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고 더욱이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인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지금 바로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패러다임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된다면 가치주 전략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워런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인 만큼 단기적인 성과만 놓고 속단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별로 투자기간, 금액 등 환경이 상이한 만큼 이에 맞춰 때론 투자 대가의 투자방법에 반항?해 보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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